2013년 2월 20일 수요일

이중 언어 사용에 대한 생각

1. 캐나다의 퀴벡주는 프랑스어와 영어를 동시에 쓸 수 있는 이중 언어 환경이다. 그러나, 단 하나의 언어만을 구사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미국인들은 캐나다인들이 자신들에 비해 좀 느긋한 편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사업가를 '바쁨'(busy에서 business가 나옴)으로 연결짓고 가장 짧은 휴가 기간으로 유명한 나라이므로 그런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2. 그런데 이중 언어 사용이 활발한 뇌활동을 보장해준다는 잘못된 신념을 가진 언어학자들이 많은 듯 하다. 이중 언어에 노출되는 것이 뇌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이중 언어 회로가 일정 수준 이상 장착된 극소수 사람들의 뇌가 원래 다른 대다수 사람들보다 활발한 것이다. 물론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반드시 첼로 연주에도 능숙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하나의 악기만 완벽하게 다룰 줄 안다면 충분하다고 본다. 이는 미국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혹은 한자의 수많은 획과 응축된 표현들로 단련된 중국과 일본 사람들을 보아도 비슷한 결론이 나온다. 특히 오늘날처럼 브리태니카 백과 사전을 '소유'할 수 있는 시대에는 '어휘라는 재료'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다. 그러나 그 재료를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담아 내는 '인지 능력'이 약하다면 하버드 대학의 도서관에 가만히 앉아 있는 동양인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남 탓을 하거나 묻어서 가려는 심리가 제일 위험하다. 그러나 자신들의 모국어를 다 익혔다고 믿는 '착시도'는 아마 한반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이다. 사실 '한글'이 너무 간단해서 그냥 웬만하면 자신의 말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수백개 정도의 한정된 단어만 평생 쓰면서 극히 제한된 문장만 구사해도 글로 표현하는데 거의 문제가 없으므로 모국어에 대한 장벽이 없어져 버린다. 그러나 무수한 한자가 기다리는 중국가 일본은 끊임없는 학습을 강요한다. 발음과 철자가 일치하지 않기로 유명한 영어도 단어 학습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모든 언어는 외국어다. 그리고 가장 편하게 느껴진 언어를 모국어라 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모국어의 크기는 개인별 편차가 아주 크다. 외국어까지 확장하면 다욱 차이가 커진다. 아무튼 외국어까지는 몰라도 '실용성있는 학습량'을 늘려야 한다. 내부 언어 장벽이 필요하다. 진입 장벽을 높여야 한다. 이 학습부담이 전부 아이들에게 전가되면서 입시 지옥이 된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처럼 '한자'를 모르면 잡지조차 못 읽게, 즉 사실상 기능적 문맹자라는 점을 알게 해줘야 한다.

3. 생후 7개월이면 이중 언어의 패턴을 구별한다는 말은 억측이라고 본다. 개소리와 고양이 소리의 구별보다는 어렵지만 두 사람이 사용하는 '소리'의 결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그리 고도의 지적 능력이 필요한 행위는 아니다. 그리고 뭔가 다르다는 점을 알 뿐이지 아직 열 단어 이상도 구사하지 못 한다. 벌에 비유하자면 하늘을 날아오를 때 하루 종일 단 한 번만 날개를 위로 올린 정도로 느린 것이다.